2004년 3월 2일 화요일 신뢰를 파는 사람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3.2) "오늘 딸기는 산지에 비가 와서 평소보다 덜 달고, 조직이 다소 무릅니다. 수박, 참외는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덜 답니다. 구입에 참조하십시오." 이런 말이 백화점 과일매장에 붙어 있으면, 도대체 이 물건을 사라는 것인지, 사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릴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대백화점의 식품매장에 실제로 걸려있는 안내문이다. 이 백화점은 단순히 딸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파는 것이다. 즉 단순히 팔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때로는 약점을 과감히 공개해서라도 고객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자는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신뢰를 팔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 근처에 제법 큰 한식집이 있습니다. 두달 정도 대대적인 수리를 하더니 얼마전 다시 문을 열었더군요.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전과 마찬가지로 서빙을 담당하는 여직원들중에 제일 고참인 A팀장이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다시 개업한 기념으로, 점심메뉴 치고는 조금 비싼 전골을 주문했습니다. 그랬더니, A팀장이 주인이 못듣게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다시 문을 연지 얼마 안돼서 아직 그 전골은 재료가 썩 좋지 않아요. 그러니 오늘은 김치찌개를 드시지요. 전골은 일주일쯤 뒤면 좋은 재료가 오니 그때 드시고요." 김치찌개는 주문하려던 전골보다 값이 쌉니다. "아니, 더 비싼 메뉴를 주문하게 유도하기는 커녕, 오히려 말리다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 순간, A팀장은 제게 '내 편'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실 A팀장은 당연히 한식집 주인 편이지요. 하지만 저로서는 그에게서 '신뢰'를 느끼게 된 겁니다. 물론 진심으로 고객을 위한 마음에서 나온 친절일 수도 있고, 반대로 고도의 세련된 '상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다음에 A팀장이 "오늘은 이 메뉴의 재료가 좋으니 이걸로 드시지요"라며 비싼 메뉴를 권하더라도, 저는 그 권유를 따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에게 '신뢰'를 갖게 됐기 때문이지요. 무언가 이루고 싶으십니까. 그러면 내가 맡은 분야에서, 단순히 물건을 팔려 하지 말고, 물건에 무언가 '가치'를 얹어서 고객에게 제공하세요. 고객의 '신뢰'를 얻은 사람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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