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의 질주' 스트리킹!

빅 매치가 있을 때면 그라운드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불청객'들이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스트리커(Streaker)가 바로 그들.

20일 벌어진 UEFA(유럽축구연맹)컵 결승에서도 '알몸의 질주'가 연출됐다.

그라운드 안전 관계자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지만 팬들은 그리 싫은 것만도 아닌 듯싶다.

스포츠무대에서 활약(?)하는 그들을 추적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국내에서는 가끔 전해지는 외신사진이 전부지만 유럽, 특히 영국에서의 스트리킹은 한 달이 멀다고 벌어진다.

스트리킹과 관련된 사이트가 수두룩하며 이중 하나인 '스트리커(www.streaking.co.uk)'에서는 나름대로 '명예의 전당'까지 뽑아놓고 있다. 2002년 한해 동안 벌어진 스트리킹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만도 16회나 된다.

특히 이는 언론에 노출된 것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수십 배에 해당하는 스트리킹이 이뤄지고 있다.

▶이쯤은 돼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트리킹은 1974년 영국 트위켄햄 럭비경기장에서 있었던 마이크 오브라이언의 알몸 질주. 경기도중 그라운드로 뛰어든 그는 경찰에 체포돼 당시 10파운드의 벌금형을 받았지만 체포돼 나오면서 영국 경찰이 모자로 그의 주요부분을 가린 사진은 공전의 히트를 쳐 광고에까지 등장했다.

또 95년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서는 등에다 '19번홀 ↓'이라고 쓴 채 우승 자축 포옹을 하는 존 댈리 부부 옆을 달린 스트리커가 있었고, 2003년 UEFA컵 결승전(포르투-셀틱)에서는 후반 시작 직전 심판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간 한 남자가 레드카드를 꺼내 진짜 주심에게 던진 뒤 곧바로 옷을 벗고 뛰기도 했다.

남자만 벗고 뛰는 게 아니다. 82년 서점 점원이던 에리카 로는 트위켄햄 럭비경기장에서 알몸을 선보였는데 '40인치 가슴'이 유명세를 타 각종 TV에 출연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미국 US오픈 마지막날에는 아리따운 젊은 여성이 가슴을 드러낸 채 당시 선두였던 짐 퓨릭이 경기를 하던 그린으로 뛰어올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왜 축구장이 가장 많을까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벗고 뛸 필요가 없다.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고 언론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면 더욱 좋다. 그래서 스포츠 현장이 그들의 주무대다.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미스 유니버시아드 선발대회 등 각종 행사에도 나타나지만 스포츠 현장, 특히 축구장에 비하면 미미하다.

스트리커 사이트가 선정한 명예의 전당 100여건 중 95% 이상이 경기장이고 그중 3분의2가 축구장이다. 축구의 경우 유럽에선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더 큰 희열과 만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마크 로버츠를 아시나요

기네스 북에 최다 스트리킹으로 올라 있는 이가 바로 마크 로버츠씨(39)다. 영국인인 그는 세계적인 스포츠 현장에 빠진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단골손님이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니스공 3개로 주요 부분을 가린 채 네트를 뛰어넘어 '프로'라는 찬사(?)를 받았고, 95년 브리티시오픈 골프와 지난해 UEFA컵 결승전 스트리킹 역시 그의 작품이다. 20일 UEFA컵 결승전에 뛰어든 주인공도 다름 아닌 그다.

스트리킹 횟수만도 150회가 넘는다.

이미 책도 썼고, 광고모델도 했다. 이젠 스트리킹으로 자선기금까지 모금한다.

지난 93년 홍콩에서 7인제 럭비를 구경하면서 여성 스트리커와 대화를 나누다 즉흥적으로 스트리킹을 시작한 로버츠씨는 당시 뛰면서 관중의 반응에 "왕이 된 느낌이었다"며 "억압된 현실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벗고 뛴다"는 그럴듯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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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

아.. 아직은 없는듯...

10년 후? 아니면 곧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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