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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tory/economy

[예병일의 경제 노트]나는 2010년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

나는 2010년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

2004년 2월 10일 화요일
터미네이터 2편에서 현재는 1994년, 미래는 2029년이다.
스카이네트(핵전쟁을 일으키고 인간과 싸움을 한 컴퓨터)가 어린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보낸 터미네이터(T-100)와, 존 코너가 어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낸 터미네이터(T-800)와의 싸움이 진행된다.

때는 사이버다인 시스템스사의 마일즈 다이슨이 스카이네트 프로그램을 상당히 개발한 시점.
3년 후 '심판의 날'이 올 것을 미리 예견한 새라 코너와 어린 존 코너, 그리고 그들을 도운 T-800이 다이슨을 설득하여 기왕의 연구 성과를 부숴버림으로써 '예정된' 1997년 8월29일의 재난을 막았다는 줄거리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래를 미리 기억한' 새라 코너 등의 행동으로 '미래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예정된 시점에서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기계와 인간간의 싸움도 일어나지 않았고, 존 코너는 평범한 가정의 아빠가 되어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논다.


'시간여행'을 떠나봅시다.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현재'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말입니다.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지금은 핵전쟁, 그리고 기계와 인간간의 싸움이 벌어진 2029년의 지구.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주인공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를 1994년이라는 과거로 보냅니다. 그리고 과거를 바꿔 2029년의 비극을 막는데 성공합니다.

우리는 자주 '후회'를 합니다.

"고등학생 때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 그랬으면 지금 내가 더 좋은 직업을 갖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6년 전 영어학원 새벽반에 등록하고 회화공부를 시작했을 때, 몇 달 하다 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했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이번에 나도 이사로 승진할 수 있었을텐데..."

"4년전 매일 새벽에 운동을 하기로 했던 결심을 지켰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지금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후회는 '탄식'으로 이어집니다.

"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6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만 있다면..."

그리고, 그 뿐입니다. 또 잊어버리고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런데, 존 코너가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보낸 2029년에는, 우리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2029년이 너무 먼 미래라구요?
그럼, 지금으로부터 6년 뒤인 2010년에 당신은 무얼 하고 있을까요?

혹시, 혹시 말입니다, 2010년에도 또 이런 후회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6년전인 2004년 2월에 등록했던 영어학원 새벽반을 꾸준히 다니는 건데... 그랬으면 지금 내가 이렇게 살지는 않을텐데..."

이제 우리 존 코너가 되고 터미네이터가 되어 보는 겁니다.

2010년의 내 모습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내 노력이 부족했던지, 별로 행복한 모습이 아닙니다. 기계와 인간이 전쟁을 벌이는 2029년의 암울한 지구 처럼.
그래서 6년 전의 과거인 2004년으로 나를 보냈습니다. 존 코너 처럼, '2004년의 나'를 바꿔서, '2010년의 비극'을 막고 '행복한 나'를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지금 내가 '결심'을 ,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불행한 2010년의 나의 모습은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면, 2010년에 뼈아프게 후회하면서 꿈속에서나 생각했던 '행복한 내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아가 학업에 열중할 수는 없지만, 2010년에서 2004년으로 돌아와 '새로운 나'를 만들 수 는 있습니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흘러간다고 보는 고전 물리학이나 우리의 상식. 하지만 파인만 같은 현대의 양자 물리학자는 '흘러간다'는 개념으로는 시간의 고차원적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터미네이터에 현대 물리학의 시간개념이 녹아 있는 셈입니다.
하긴 현대 물리학이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지요. 중요한 건 우리의 실천입니다.

지금 나는 2010년에서 왔습니다. 지난 세월을 헛되이 보냈다고 후회하고 있는 나를 '부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새로운 나'를 만들기 위해서 터미네이터 처럼 미래에서 왔습니다.
지금 나를 바꾸지 못하면, '나의 2010년'은 변하지 않습니다. 예정된 대로 내게 '암울한 삶'으로 다가 옵니다.
하지만 지금 나를 바꾸면, 2010년을 내가 꿈꾸는 '행복한 삶'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2010년 어느 겨울 아침에, 2004년의 2월을 회상하며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바로 지금입니다.